한나 아렌트는 정치 이론가로 유대인이며 2차 세계대전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이다. 홀로코스트를 주도한 나치 핵심인물 오토 아돌프 아이히만의 공개재판때(1961년 4월)에 한나 아렌트도 참여하였다.
오토 아돌프 아이히만은 유대인들을 죽음의 수용소로 이송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분명 악마의 모습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막상 재판때 본 아이히만의 모습은 그저 평범한 옆집 아저씨와 같았고 이에 큰 괴리를 느끼게 된다. 재판장에서의 아이히만의 ‘나는 명령에 복종했을 뿐 죄가 없다’는 주장은 한나 아렌트가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악의 평범성이란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하게 하는 일이 악이 될 수도 있다는 개념이다.
아이히만은 무조건적으로 권위에 복종함으로써 600만명 학살을 방관했고 학살에 적극 가담한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되었다. 한나 아렌트는 개인이 비판적 사고를 멈추고 명령에만 따르는 수동적 편안함을 택할 때 나치와 같은 전체주의가 도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고 경고한다.
권위는 관계 어디에나 존재한다. 동료, 가족 심지어는 친구에도 존재할 수 있다.
우리는 어릴적 부터 복종에 익숙한 삶을 살아왔다. 생각 없이 따르는 무조건적인 복종은 결정권과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함으로써 마음은 편안하겠지만 그건 스스로를 권위에 위임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이것은 문명화한 인간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복종이 무조건 그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나 아렌트의 말대로 비판없는 무조건적인 복종은 최악의 경우 사회를 파멸로 이끌 수도 있다는 것, 이것은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의미있고 바람직한 삶을 위해 비판적 사고를 멈추어선 안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