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은
한 청년, 라스콜리니코프가 대의를 위한 살인을 저지른 후 심리적 고통에 시달리다 자신의 그릇된 사상을 깨닫고 갱생해나가는 이야기이다.
19세기 러시아 작가 도스토예프스키는 당시 많은 젊은이들이 그러하듯 반체제 모임에 가담하고 있었는데 운 나쁘게 이 모임은 비밀 경찰에게 발각되어 멤버들은 전부 사형선고를 받게된다.
그러나, 5분 뒤 총살 예정이었던 도스토예프스키는 황제의 특사로 사형을 면하게 되었고 시베리아 감옥에서 4년간 유배생활을 하게 된다.
(*사형직전 행 집행을 면하는 사건은 황제가 꾸민 일 이었다. 반체제를 지지하는 젊은이들에게 본보기로 보여주기 위해.)
이러한 생사가 뒤집히는 극단적 경험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사상과 문학에 큰 영향을 미친다. (비극 속 낙관주의)
죄와 벌 줄거리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대학생이었다. 그 당시 대학생의 위상은 높았고 존경받는 위치였으나 라스콜리니코프는 더럽고 악취나는 작은 방에서 돈이 없어 학교도 못가고 심지어는 굶주리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라스콜리니코프를 더 처절하고 분노하게 만드는 어머니의 편지를 받게 되는데 사랑하는 여동생 두냐가 오빠인 자신, 라스콜리니코프의 학비를 벌기 위해 가정교사로 들어간 집의 주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선불로 받은 돈 때문에 그 집에서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중에 두냐는 가까스로 이 집을 빠져나왔지만 이후에 오빠를 돕기 위한 결혼을 한다. 인맥을 만들기 위해 비열하기로 소문난 어느 중년 변호사와 약혼한 것이다. 또 다른 족쇄가 채워졌다.
이러한 두냐의 상황을 알고 라스콜리니코프는 폭발한다. 그리고 공리주의와 초인사상에 잠식당한다.
- 공리주의 : 도덕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목적으로 한다.
- 초인사상 : 인간은 두 부류다. 살인, 학살도 허용된 나폴레옹과 같은 비범한 자와 평범한 인간
라스콜리니코프는 돈 많은 고리대금업자인 ‘나쁜’ 노파 한 명을 죽이고 ‘선량’하고 가난한 여러 사람을 돕겠다는 결심을 한다. 자신을 비범한 자 즉 초인이라 여긴 것이다.
결국 노파를 도끼로 죽이고, 더해서 현장을 목격한 노파의 여동생까지 살해하게 된다. 이 살인은 절대 다수의 행복을 위한 선한 행위였기 때문에 라스콜리니코프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심리적 고통이 라스콜리니코프를 옥좨였다. 살인 후에도 분노는 풀리지 않았고 오히려 더 불안하고 마음이 안좋았다. 라스콜리니코프 스스로가 자신이 생각하던 진정한 초인이었다면 이런 심리적 고통은 없어야 할 것이다. 대량 학살도 아닌 두 명 만을 죽였을 뿐인데 불안에 떨고있는 스스로의 모습에 비로소 자신이 초인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살인 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자신의 모습, 끝내 살인을 저지른 어리석음, 후에 불안에 떠는 소심함과 비열함에 라스콜리니코프는 스스로에게 혐오를 느낀다.
이 후 매춘부 소냐를 만나게 되고 소냐의 무조건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으며 결국 살인을 자수하고 갱생해나아간다는 이야기이다.
작가 도스토예프스키
도스토예프스키는 사실주의 작가로 문학에는 당대 상황이 고스란히 반영되어있다. 러시아는 1861년 농노가 해방되며 도시 인구가 두 배 이상 늘어났고 급격한 도시 팽창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퇴폐적인 뒷골목 문화를 생성했다. 많은 사람들은 찢어지는 가난에 시달렸고 희망 없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갔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그러한 시대를 살았고 가난으로 쉽게 부서지는 인간 영혼의 모습을 자기 문학에 표현하고 있다. 또한 인간은 고통받을 수 밖에 없는 존재이며 그로써 성장해 나간다는 메세지도 전해주고 있다.
‘죄와 벌’에 녹아있는 비극적 사회와 인간의 모습은 과거 뿐만 아니라 현재와 먼 미래에도 통용 되는,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의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